밴쿠버 필리핀계 축제장에 SUV 돌진… 최소 11명 사망
27일 밴쿠버 경찰국 소속 경관들이 참사현장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AP
'라푸라푸 데이 블록 파티장'
용의자, 범행 후 도주하다 체포
경찰 "테러 가능성은 없어"
캐나다 밴쿠버 시내에서 26일 열린 거리축제 도중 차량 한대가 군중을 향해 돌진하면서 최소 11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밴쿠버 경찰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으로 이같이 밝혔다.
가해 차량을 몰았던 운전자는 체포됐다. 이날 축제는 필리핀계 주민 수천명이 모인 '라푸라푸 데이 블록 파티'로 오후 8시 14분께 검은색 SUV 한대가 군중을 향해 돌진했다. 피해자 여럿이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며,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달아나려다 현장에서 붙들려 경찰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 보안요원은 현지 언론에 "사방에 시신이 널려 있었다"면서 "여기저기에 (피해자가) 있어서 누굴 도울지 모를 상황이었다.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엑스에 올린 글에서 "밴쿠버의 라푸라푸 축제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 모두가 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밴쿠버 경찰은 "수사가 진행되는 대로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브 라이 밴쿠버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7일 "전날 발생한 차량 돌진에 의한 사망자 규모는 지금까지 11명으로 확인했다"면서 "운전자는 30세 밴쿠버 거주 남성"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과 캐나다 CBC방송이 보도했다. 밴쿠버 경찰은 현재로선 테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라이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용의자의 정신과 치료 이력 등을 토대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테러의 경우 그 배후에 정치적 또는 종교적 이념이나 특정 사상이 있어야 하는데, 피의자에겐 그런 특이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켄 심 밴쿠버 시장은 SNS에 "라푸라푸 축제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매우 가슴이 아프다"면서 "이 믿을 수 없는 사건으로 피해를 본 모든 분, 특히 밴쿠버 내 필리핀 커뮤니티에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적었다.